전세 월세 보일러 고장 l 교체 동파 수리 비용 l 임대인 vs 임차인

겨울철 최강 한파가 몰아치는 시기에는 보일러 고장이나 동파 등으로 인해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세입자) 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보일러와 수도 배관과 같은 주요 시설물의 문제는 자칫 큰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특히 전세와 월세의 경우, 보일러 수리나 교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보일러 고장 시 수리 비용의 책임 소재에 대해 법적 근거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전세 월세 보일러 고장 수리 비용: 민법의 기본 원칙

민법 제623조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임차인이 임대주택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주택을 수선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임대인은 주택의 상태를 유지하고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보일러 고장, 수도관 누수 등 임차인의 사용 수익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고장의 경우, 임대인이 수리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반면, 민법 제374조에서는 임차인의 선관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빌린 시설물을 마치 자신의 물건처럼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파가 예보된 경우 보일러와 수도관의 동파를 막기 위해 물을 약하게 틀어 놓거나 보온재로 감싸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처럼 기본적인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이 수리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임차인이 관리 의무를 다했지만 고장난 경우

임차인이 한파에 대비해 충분한 예방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일러 고장이 발생했다면, 그 원인이 보일러의 노후화나 주택 구조적 문제 등이라면 임대인이 수리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고장 사실을 알리고 수리를 요청할 수 있으며, 만약 긴급 상황이라면 우선 수리한 후 영수증을 첨부하여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수리된 시설의 전 후 사진을 함께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일러 동파 방지 및 시설물 관리를 위해 조취를 취한 동영상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임차인이 보일러나 수도관 동파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임대인에게 너무 늦게 알리게 되면, 그 지연으로 인해 피해가 더 커졌을 경우,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은 임차인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발생한 하자나 문제에 대해 임대인에게 신속하게 통지하고, 그 통지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증거로는 문자 메시지, 이메일, 카카오톡 등의 전자적 기록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 발생 시점과 통지 시점을 명확히 기록해 두면, 추후 분쟁 발생 시 임차인이 제때에 통지 의무를 이행했음을 증명할 수 있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 고장으로 인해 수리가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나, “수도관 동파로 물이 새고 있습니다“라는 사진과 함께 설명을 덧붙인 메시지를 임대인에게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형태의 증거를 남겨두면, 임차인이 관리 의무를 다했고, 발생한 문제를 적시에 통지했음을 명확히 할 수 있어 법적 책임의 경계를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전세나 월세로 임대된 주택의 보일러 고장 수리 비용에 대해 7년 이상 된 보일러는 임대인이, 7년 미만이면서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고장의 경우 임차인이 수리비 일부를 부담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 배상책임 분쟁조정 기준) 이는 강제 규정이 아니며, 시설물의 상태와 당시 상황에 따라 임대인과 임차인이 협의하여 부담 비율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택임대차 분쟁조정 사례집

전세권 설정 유무에 따른 책임 판례

전세의 경우,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와 설정되지 않은 경우에 따라 수리 책임이 달라집니다.

전세권설정 된 경우

전세권이 설정되면 전세권자는 임차인과 달리 물권의 성격을 가지며, 목적물의 현상을 유지하고 통상의 관리에 속한 수선을 해야 합니다(민법 제309조). 따라서 보일러와 같은 시설물의 일반적인 수리와 유지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전세권이 설정되지 않은 경우

전세권이 설정되지 않은 경우, 임대인은 주택의 파손이나 장해의 정도가 임차인이 손쉽게 수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즉 임차인의 사용 수익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수준이라면 수선 의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2004다2151, 2168)에 따르면, 임대인은 주택이 사용 및 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수선 의무를 지게 됩니다.

임대인의 수선 의무와 특약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에서 특약을 통해 수선 의무를 면제하거나 임차인에게 부담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의 주요 구성 부분에 대한 대규모 수선이나 기본적 설비의 교체 등과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임대인이 수선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는 대법원 판례(94다34692, 94다34708)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권리와 임대인의 수선 의무 미이행 시 조치

임대인이 수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수선이 완료될 때까지 차임의 전부 또는 일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 사용 수익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나머지 부분만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44778, 44785 판결).

결론

보일러 고장 시 수리 책임은 전세권 설정 여부, 임차인의 관리 의무 이행 여부, 임대차 계약 시 특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은 계약 체결 시 수리 책임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해야 하며, 이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피하기 위해 임차인은 보일러 관리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임대인은 주택의 상태를 유지하고 임차인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수리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